美 대통령 일일보고 ‘속 빈 강정’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32분


코멘트
미국이 맞닥뜨린 위협 가운데 가장 시의성이 있고 중요한 문제들을 요약 정리해 백악관에 보고하는 ‘대통령 일일보고(PDB·President’s Daily Brief)’를 읽어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이 보고서가 거의 가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 “대통령 직속 정보역량평가위원회(CIC)에 출석한 고위 관리들은 PDB에 담긴 정보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방어적 목적’으로 이 보고서를 읽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CIC는 미국 정보당국이 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렸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만든 조사위원회.

CIC 공동위원장인 찰스 로브 전 상원의원은 “고위 관리들은 PDB가 대통령의 그날그날 스케줄을 짜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읽었을 뿐”이라면서 “전현직 관리 가운데 PDB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체계의 개편에 따라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대신해 매일 아침 대통령 일일보고를 하게 됐다. 그러나 CIC는 “그렇게 되면 15개 정보기관들을 감독하고 조정해야 할 네그로폰테 국장의 집중력이 분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