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울산지자체 ‘고래싸움’

  • 입력 2005년 4월 3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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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捕鯨·고래잡이)을 둘러싸고 또다시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관련 자치단체 및 어민 간에 마찰이 일고 있다.

그린피스는 2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국해양대 부두에 입항한 ‘레인보 워리어호’(555t)에서 국내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1일부터 한국 연안에서 실시한 고래 서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4명의 조사위원이 인천에서부터 서해와 제주도, 남해, 동해 연안을 둘러본 결과 밍크고래와 긴부리참돌고래 등 5종의 고래류를 발견했지만 예상보다 고래 수가 적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연안에는 그물과 낚시도구 등 각종 어구들이 많이 설치돼 있고 어선들의 어로행위도 지나쳐 고래의 먹이가 되는 어족 자원이 줄어들면서 고래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또 한국 연안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밍크고래의 경우 연간 160∼170마리가 그물에 걸려 잡히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50년 이내에 멸종될 우려가 있다며 모든 형태의 포경과 고래 고기의 거래를 전면 금지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 남구의회는 3일 성명을 내고 “6월 울산서 열릴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한국에서의 포경이 제한적으로라도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남구의회는 성명에서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가 고래잡이를 하지 못하게 된 이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며 “장생포의 발전을 위해서 상업 포경은 아니더라도 연구 목적 등의 제한적 포경은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도 “포경 금지 이후 고래가 오징어 정어리 멸치 등을 잡아먹고 있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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