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시골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입력 2005년 4월 1일 19시 11분


코멘트
◇시골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박경철 지음/319쪽·1만 원·리더스북

박경철 씨는 ‘시골 의사’라는 필명으로 증시를 보는 예리한 시각의 글들을 경제 웹 사이트에 올려 성가를 높여 왔다. 그는 경북 안동시 신세계병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실제 시골 의사다. 그의 경제칼럼들은 풍부한 비유와 박진감 있는 분석으로 유려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책에선 그가 그 같은 필체로 외과의사로서 자기 삶 안쪽에 대해 문을 활짝 열어 보였다.

“이제는 대동맥을 이어 붙여야 했다. 대동맥을 양쪽에서 묶어 피가 나오지 않게 한 다음 이어야 했다. 20분이 넘을 경우 가슴 이하로 피가 전달되지 않아 조직이 죽어 버릴 수 있었다. 25분까지는 괜찮더라는 주임교수님의 경험을 떠올렸다. 스톱워치를 갖다 놓고 수술 스타트를 했다. 15분, 20분, 25분… 마취과에서 시간 종료를 알렸다. 하지만 봉합은 끝나지 않았다.”

하루하루 환자들의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의사들의 다양한 얼굴들이 솔직하게 그려졌다. 정황 묘사가 정밀하다. ‘의사의 세계란 이런 것’임을 의학 드라마처럼 눈앞에서 보여 주는 것 같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