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굿바이 E H 카’… 다시 읽는 ‘역사란 무엇인가’

  • 입력 2005년 4월 1일 19시 05분


코멘트
◇굿바이 E H 카/데이비드 캐너다인 엮음·문화사학회 옮김/337쪽·1만5000원·푸른역사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말로 유명한 역사학자 E H 카(1892∼1982)의 ‘역사란 무엇인가’ 출간(1961년) 40주년을 기념해 런던 역사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 결과를 책으로 엮었다. 사회사 정치사 종교사 문화사 지성사 등에 걸쳐 카의 역사관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조명했다.

일상에 초점을 맞춘 사회사는 한때 정치사를 대체할 정도로 각광받았으나 최근 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역사학의 대종을 이뤘다가 쓴 맛을 본 정치사는 다른 분과사학의 자양분을 흡수하면서 다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고 있다. 종교사 문화사 젠더사는 예전 사회사가 받았던 각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역사학의 지평확장은 분명 카에서 시작됐으나, 과학성과 진보성에 집착한 카의 역사인식도 극복의 대상이 된 것이 현실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역사학에서 과학성보다 문학성이 더 주목받고 있고, 이제 카의 책도 하나의 담론으로서 포스트모던 시대에는 해체의 대상이 됐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