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가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한다면 진로의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소주는 물론 맥주 및 위스키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문제 판단과 하이트가 정밀 실사 후에 제시할 최종 인수가격 등 변수가 적지 않아 하이트의 진로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기에는 이르다.
▽주류업계 지각 변동 올까?=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우선 맥주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진로의 영업망을 발판으로 전국에서 시장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트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57%로 오비맥주(점유율 43%)보다 앞서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60%로 하이트맥주(40%)보다 높다.
하이트가 진로 소주를 무기로 도매상과 협상을 벌인다면 수도권에서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진로의 수도권 소주시장 점유율이 93%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로는 소주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위스키사업과 맥주사업을 어렵지 않게 출범시킨 경험이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독과점 문제=하이트는 이달 안으로 진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3개월간 정밀실사 작업을 벌인다. 하이트는 이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인수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최종 제시된 인수가격이 진로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야 본계약이 체결된다. 골드만삭스는 우호지분을 포함해 진로 채권의 70%가량을 확보하고 있어 최종 인수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계 채권단은 진로 채권을 헐값에 매입했기 때문에 하이트가 제시한 가격(3조2000억 원 안팎)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독과점 논란이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소주업체 무학은 2002년 대선주조를 인수하기 위해 지분을 41%까지 확보했지만 다음 해 공정위로부터 독과점 판정을 받아 주식매각 명령을 받았고 결국 롯데가 대선주조를 인수했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