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지각변동 시작됐다…동원-한투 6월1일 합병

  • 입력 2005년 4월 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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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6월 1일 합병하기로 1일 결정했다. 합병 동원증권은 수익증권 판매금액만 24조 원(잔액 기준)이 넘는 업계 선두권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합병 증권사의 사령탑은 홍성일(洪性一) 현 한투증권 사장으로 내정됐다. 두 증권사의 합병은 40여 개 증권사가 난립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인 동원증권이 고객 자산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한투증권을 인수해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 삼성증권은 2년 전부터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을 선언했고, 1일 새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도 경영 방향을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는 증권사’로 잡았다.

▽막 오른 자산관리 시대=지금까지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고객 자산의 수익률보다 주식 중개수수료 수입을 중시했다. 증권사 수익 가운데 수수료 수입의 비중은 40∼70%에 이른다.

그러나 사이버거래 전문 증권사의 등장과 과도한 경쟁의 영향으로 수수료가 점차 줄어들면서 증권사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수수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고객의 자산을 대거 유치하고 수익률을 높여 증권사 보유 자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새로운 생존 모델로 제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곳은 2002년 당시 황영기(黃永基) 사장의 주도 아래 자산관리 중심 영업을 시작한 삼성증권. 여기에 업계 맞수이자 자산관리 영업 강화를 회사 출범 모토로 삼은 우리투자증권과 6월 출범할 합병 동원증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판도 변화=우리투자증권 박종수(朴鍾秀) 사장은 “증권업계가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합병 동원증권, 하나은행(대한투자증권 인수 추진 중) 등 4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대우, 현대, 대신증권 등 기존 대형 증권사들도 자신만의 전략을 내세우며 대응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자산관리 영역보다 이미 능력이 검증된 주식 중개분야를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전략. 현재 약정 기준으로 업계 3위권인 대우증권은 중개분야 인력을 대폭 강화해 업계 선두를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대신증권은 1일 ‘큰 믿음 경영 선포식’을 갖고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우리투자증권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한 것.

최다 영업점을 바탕으로 1, 2월 378억 원의 수익을 올린 현대증권은 자산관리와 주식 중개분야를 동시에 강화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태도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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