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둥젠화 행정장관 이달중 사퇴

  • 입력 2005년 3월 3일 0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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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제3대 행정장관 선출 문제가 홍콩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임기를 2년 이상 남겨 놓은 둥젠화(董建華·68·사진) 2대 행정장관의 이달 중 사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언론들은 2일 “둥 장관이 최근 사직을 요청했으며 중국 중앙정부가 이를 승낙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3대 행정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도널드 창 정무장관(국무총리 격)과 헨리 탕 재정장관(경제부총리 격).

두 사람 모두 홍콩 재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창 장관은 탁월한 행정능력과 강력한 리더십, 탕 장관은 경제전문가라는 전문성과 함께 중앙정부와의 원만한 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창 장관은 1967년부터 38년 동안 정부 관료로 일한 데다 시민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일단 탕 장관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2001년 5월 중앙정부에서 서부대개발 계획을 발표하자 홍콩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서부 지역 투자에 나서 중앙정부의 환심을 사기도 했다.

둥 장관의 조기 퇴진설은 지난달 28일 은퇴한 공직자들이 맡는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위원으로 임명되면서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사퇴 시기는 5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회의 폐막 직후가 될 전망이다.

홍콩 언론들은 둥 장관이 아직 조기 퇴진의 근본적 배경으로 홍콩 시민과 중앙정부의 불만을 들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마카오를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공개석상에서 둥 장관을 가리키며 “지난 7년 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통치능력을 높이라”고 질책했다. 1997년 7월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넘어간 홍콩은 50년 동안 독자적인 행정 입법 사법권을 행사하지만 중요사항은 전인대 상무위에 보고해 승인을 받는 특별행정구로 지정됐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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