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제 업그레이드]<4>정보경영으로 부자되자

  • 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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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 신모 씨는 최근 ‘아파트에서 청국장 만드는 법 가르쳐 주세요’란 글을 인터넷 동호회 ‘해오름’ 게시판에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련 정보가 속속 올라왔다. ‘콩을 하루 정도 물에 담가놓았다가 푹 삶으세요. 전기장판에 이불을 덮고 2, 3일 두세요.’ ‘짚을 구해 콩 주변을 감싸듯 세워 놓고 발효시키는 게 정석입니다’ 등. 신 씨는 체험을 통해 얻은 주부 회원들의 값 비싼 지식으로 손쉽게 청국장을 만들 수 있었다. 가계를 꾸리는 데 있어서도 ‘정보는 돈’이다. 반찬거리를 사면서 푼돈을 절약하는 것에서부터 내 집을 마련하면서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는 정보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것.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런 정보는 더욱 풍부하고 전문화하는 추세다.》

▽이런 시시콜콜한 것도?=정보 공유의 범위와 내용은 인터넷에 익숙한 20, 30대 부부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정보는 ‘이보다 더 많이 알 수 없다’고 할 만큼 구체적이다.

어린이 두뇌 발달을 돕는 교재는 어디서 싸게 살 수 있는지, 파격 할인 이벤트 품목 중에서 쓸 만한 물건은 무엇인지, 젖병은 어느 브랜드가 좋은지 등을 금방 찾을 수 있는 것.

인터넷 주부동호회 ‘해오름’ 내 ‘용띠품앗이’ 회원들이 모여 살림살이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공부방 형식으로 아이들을 보살피는 품앗이 활동을 하면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인터넷 ‘짠돌이 카페’에는 습기제거제 ‘물먹는 하마’의 재활용법까지 나와 있다. 다 쓰고 난 용기에 제습제의 주원료인 염화칼슘을 넣고 얇은 창호지를 바르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습기제거제 1개와 염화칼슘 10kg의 가격 비교는 물론 재활용으로 얼마를 아낄 수 있는지도 계산돼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주부 모임인 ‘일산동아리’ 회원들은 최근 인근 유치원의 정보를 분석해 교환했다. 자녀들의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였다. 동아리 운영자인 선희정 씨(34·여)는 “다양한 정보를 서로 나누면서 살림살이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쇼핑 물품이나 서비스를 선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체득해 소비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제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주부 오경아 씨(34·인천 남구 주안동)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이웃에게 수시로 의견을 구한다. 지난해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사람은 20여 명으로 직업은 공인중개사, 제약회사 직원, 컴퓨터 기술자 등 다양하다.

오 씨는 “처음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는 피상적인 정보를 얻는 데 그쳤지만 정기 모임을 통해 회원들과 친해지면서 수집하는 정보의 질과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 씨는 2003년에 집을 살 때 공인중개사 회원의 도움을 받았다. 주류 유통회사에 다녔던 오 씨 역시 지난해 송년회가 열릴 즈음 회원들에게 양주를 싸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손수 구입해 건네주었다.

‘해오름’ 내 ‘재테크에 관심 있는 맘(엄마)들의 모임’ 회원들은 지난해 투자할 만한 대상을 살펴보기 위해 충청도를 함께 다녀왔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이 많은 회원들이 주선해 만든 행사였다.

사이트 운영자인 주부 김주영 씨(32)는 “아이를 낳기 전 부동산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활동을 소개했다.

김 씨는 “투기성 ‘묻지 마’ 투자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부분의 회원은 내 집을 마련하거나 한 평이라도 평수를 넓혀 보려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의 도움도 받는다=주부 윤영희 씨(55)는 자신의 주식 계좌를 1년 6개월 정도 맡아온 삼성증권 담당자 L 씨와 자주 전화 통화를 한다.

L 씨는 윤 씨에게 수시로 투자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요즘 왜 객장에 안 나오시느냐”며 가벼운 안부 전화를 하기도 한다.

윤 씨는 “믿을 만한 투자 정보에 따라 몇 차례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며 “상당한 신뢰관계가 쌓여 재테크 상담 비중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지난해 서울 거주 기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기간이 긴 금융상품을 고를 때나 노후설계 등 인생 재무계획을 세울 때 전문가 의견을 중요시하는 응답자는 39%였다.

삼성물산 이종학 대리(32)는 직장인이 귀찮다는 이유로 종종 외면하는 사내 직무교육을 최대한 활용하는 케이스. 이 대리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관련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 대리는 “어느 지역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추진되는지부터 향후 수익성 전망까지 빠짐없이 챙긴다”며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을 기초로 재건축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재테크 교육 어릴때부터”…금융-증권 체계적 지도▼

위는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1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때 나온 문제다.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증권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투자신탁회사가 정답이다. 이 문제를 맞힌 학생은 19.3%였다.

이번 조사는 학생들의 전반적인 금융 이해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모두 25개의 객관식 문제가 출제됐다.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낙제점 수준인 40.1점.

청소년들은 ‘금융 문맹’이 우려될 정도로 금융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생활을 위한 재테크 정보에는 더욱 어두웠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재테크 정보를 얻는 훈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경제교육 위주=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경제교육 전문학원인 ‘휠리스쿨’(www.filischool.co.kr)은 ‘어린이 경제교실’을 열고 있다.

이 강좌는 올바른 투자 원칙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기 위해 개설됐다. 어린이가 모의 주식 투자를 하면서 살아 있는 경제와 금융지식을 체득하게 지도한다.

증권예탁원도 매년 1, 8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증권 및 신용관리 강좌를 연다. 어릴 때부터 증권 투자에 친숙하게 하려는 것으로 증권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청소년 대상 금융, 경제교실’을 지점별로 연간 3, 4회 운영하고 있다. 강의 내용은 증권사 기능과 역할, 생활경제 상식 등으로 지점이나 본사 소속 실무자가 강사로 나선다.

▽성인 대상 프로그램은 재테크 위주=대다수 증권사들이 자체 고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1박2일 코스인 ‘주식투자 클리닉’ 과정을 개설한다. 주식과 선물, 옵션 등 분야별 유명 투자전략가를 초빙해 종목 선택과 실전 매매전략에 대해 강의한다.

대신증권도 매월 서울 양천구 목동 사옥에서 주식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이보스 증권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강의 시간은 매주 화∼금요일 오후 3시에서 5시 반.

동원증권은 매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고객지원센터 교육장에서 주식 실전 매매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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