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천안에 우뚝 선 광개토대왕비

  • 입력 2004년 10월 27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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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장학재단(이사장 이인구)이 3년여 간의 작업 끝에 광개토대왕비 복제비를 만들어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26일 오전 이 복제비가 세워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앞에서 제막식이 열렸다.

재단측에 따르면 돌로 된 실물 크기의 광개토대왕비 복제비가 국내에 세워지기는 처음이다. 국가정보원, 전쟁기념관 등지에 있는 광개토대왕비 모조비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만들어 졌다.

재단측은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輯安)현의 광개토대왕비 원비(높이 6.4m)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중국 방방곡곡을 누벼 원비와 같은 재질의 돌(흑묵석)을 구했다.

80t 가량의 이 원석을 한국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교량과 가옥 등이 훼손돼 보상비도 물어야 했다. 비 제작비용은 약 15억원.

비문 고증은 더 어려운 문제였다. 원비가 1600년 동안 풍화돼 알아보기 어려운 데다 중국당국이 근접 촬영을 허용하지 않아 첩보영화처럼 몰래카메라까지 동원했다.

이 사진과 함께 베이징(北京)대와 대만 중앙연구소가 소장한 탁본을 토대로 하고 선문대 역사학과 이형구 교수의 고증을 받아 비문을 새겼다.

이 이사장은 “광개토대왕비는 중국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역사 전개를 위해 인위적으로 없앨 수도 있고 실제로 문화혁명 때 그런 시도가 있어 복제비 제작에 나섰다”며 “이 비가 후손들의 민족기상을 일깨우고 고구려사의 증거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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