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년 모병제 부분도입…의무복무기간도 절반으로

  • 입력 2004년 9월 25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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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의무 복무 기간 단축과 모병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군 개혁을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5일 타이베이 발로 전했다.

리제궈(李傑國) 국방부장은 24일 입법원(국회)에 이 같은 내용의 ‘병력정비 5개년 계획’을 제출했다.

중국의 무력 위협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병력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고 대신 고성능 무기를 갖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리 국방부장은 이날 국회 답변을 통해 현재 20개월인 의무 복무 기간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축해 최종적으로는 10개월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5개년 계획이 실시되기 때문에 2009년이면 복무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대만은 이와 함께 내년부터 부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징병제다.

현재 대만의 육해군 병력은 38만명 수준. 이를 2009년까지 30만명으로 줄이고 이 중 약 4만5000명은 지원병으로 모집하게 될 것이라고 대만 군 관계자는 밝혔다.

지원병으로 상비군을 편성해 이들이 일선을 맡고 의무징병자로 편성된 부대는 후방 지원을 위주로 하는 체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남녀 모두 병역 의무가 있는 이스라엘과 달리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성만 징병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차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된 바 있다.

병역 기피를 위한 각종 비리가 만연하고 해외 유학 후 귀국을 포기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은 대만에서 특히 한국 연예인의 병역기피에 관심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복무기간을 반으로 단축키로 한 것은 병역기피 풍조를 고려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콩 봉황TV는 24일 대만 국방부가 4월 중국의 주요 전략목표를 선제공격하기 위한 미사일사령부를 창설한 데 이어 조만간 중국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요격미사일 부대’를 만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22일 캐나다 의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전술 미사일을 610기 배치했으며 매년 50∼75기씩 증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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