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진 사망 5만명 이를듯

  • 입력 2003년 12월 3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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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남동부 밤시(市)의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이란 내무부 관리들은 “사고 당시에 생존했던 어린이들이 노숙 상태에서 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숨지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3만여구의 시신이 수습돼 매장됐으며 부상자는 3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밤시 건물 중 90%가 붕괴되거나 파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취사도구, 텐트, 담요, 비누, 식량 등 생존자를 위한 구호물품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태다.

현재까지 각국에서 보내온 지원금은 약 5억달러이며 이란 정부도 약 4억1000만달러의 복구비를 배정했다.

또 150개 병상을 갖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의 야외이동병원이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의료진과 함께 이날 밤시에 도착했다. 1월 초까지 활동할 이 이동병원은 1개의 수술실과 2개의 외래환자 병동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수백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밤시의 병원 2곳은 지진으로 파괴된 상태다.

한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병원과 정부 건물들까지 무너지는 등 건물구조에 문제점이 지적된 것과 관련해 조사를 명령했다.

그러나 2년 이내에 밤시를 재건하겠다는 하타미 대통령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교훈으로 삼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건축가 아흐마드 베흐남은 “밤시의 건물 대부분은 고대에 지어졌지만 분명한 사실은 최근에 지어진 강철과 콘크리트 건물도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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