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동래구 '아름다운 양보'

  • 입력 2003년 12월 3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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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행정구역 양보’

부산 동래구가 일부 구역을 인접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넘겨주기로 해 화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대부분 지자체는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잘못된 행정구역 경계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는 현실에서 이 같은 양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부산 동래구는 최근 구의회와 협의를 거쳐 관내 안락2동 수영자동차학원 일대 1만6480평을 수영구에, 명장2동 일대 983평 2곳의 토지를 금정구에 조건 없이 주기로 했다. 이 곳의 면적은 1만7463평이며 인구는 2150명이어서 동래구는 연 세입 4800만원을 포기한 셈이다.

17개동 1496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수영자동차학원 일대에는 5개동 141가구가 동래와 수영구 경계에 걸쳐 있다. 명장2동에도 아파트 1개동 212가구 중 18가구가 구 경계에 걸쳐있어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이번 동래구의 ‘열린 행정’으로 불편이 해소됐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부산시도 31일 종무식 때 이 같은 결정을 한 동래구에 대해 우수기관 표창과 함께 2억5500만원의 재원조정교부금 증서를 전달하고, 앞으로 불합리한 행정구역을 능동적으로 조정하는 자치구에 대해 특별교부금을 지급하는 등 재정적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부산진구와 연제구에 걸친 양정거제유림아파트 △부산진구와 동구에 걸친 안창마을 등 불합리한 행정구역으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곳이 7개 지역에 달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도 관할 지자체가 달라 자녀들의 학교 선택과 관공서 이용 등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행정이 ‘세금보다 주민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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