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앞뒤 틀린 말' 때문에 도덕성 논란

  • 입력 2003년 12월 31일 0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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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 12월 두 차례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 여택수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을 통해 문병욱 썬앤문 회장(구속)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뒤 같은 날 유권자들과 만나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도덕성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7일 경남 김해시 관광호텔에서 가진 조찬모임 중 문 회장 일행을 만났으며 당시 수행비서인 여씨는 문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조찬모임 후 같은 날 오전 11시경 김해 김수로왕릉 앞 거리 유세에서 “국민이 모아준 돈이 50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87년 6월 항쟁에 이어 여러분이 또다시 혁명을 하고 있다. 나는 (국민이 모아준) 돈이 있는데 (불법자금을) 왜 받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5년간 대통령답게 일하고 감옥 안 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R호텔 일식당에서 이 전 실장 등과 함께 문 회장, K은행 간부 김모씨와 조찬을 했는데, 자리를 떠난 후 이 전 실장이 문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기자간담회와 TV토론회 등을 통해 “이제 우리 국민도 떳떳한 대통령을 갖고 싶어 한다”며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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