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의장 화났다…경선 빅매치 무산시킨 김근태에 불만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8시 56분


코멘트
“전당대회가 끝나면 지역구(전북 정읍)에 내려가 상주하겠다.”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사진) 공동의장의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내년 1월 11일 당 의장 경선에서 정동영(鄭東泳) 의원과 맞서는 ‘빅매치’를 성사시켜 당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달라는 김 의장의 간청을 김 대표가 끝내 거절한 데 따른 서운함 때문이다.

김 의장은 29일 중앙위원 예비경선 뒤 정대철(鄭大哲) 이상수(李相洙) 의원 등과 반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면서 “내가 당을 잘못 이끌었다”며 한숨까지 쉬었다는 후문이다. 이어 30일에는 오전 확대간부회의와 오후 본회의 전에 소집된 의원총회에도 잇따라 불참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진작부터 한나라당과의 대치국면에서 김 대표가 보인 신중일변도의 태도에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김 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한나라당과의 대치국면에서 내놓은 말은 고작 ‘비판한다’ ‘경고한다’ 수준이었다”고 미적지근한 원내전략 구사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추대에 나섰던 개혁그룹 내에서도 “멍석까지 깔아줬는데 너무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개혁파 소장 의원은 “경선 출마를 거부한 것은 특유의 결벽증이 작용한 결과”라며 “빅매치가 성사되면 이기든 지든 양쪽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정치의 다이내믹스를 김 대표가 너무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런 당내 비판에 대해 “흥행을 위해 내가 의장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