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근검절약 장학회 세워…송동난 한강공원사업소 팀장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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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학생을 돕는 ‘가족 장학회’가 우리 집 가보(家寶)입니다.”

서울시 공무원이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한강시민공원사업소의 송동난(宋東蘭·48·사진) 운영관리팀장은 최근 장모양(18) 등 대학진학을 앞둔 소년소녀가장 3명에게 각각 5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을 내는 주체는 송 팀장 가족이 만든 ‘동현장학회’. 성실히 공부했지만 일찍 세상을 떠난 송 팀장의 동생이름을 딴 장학회는 송 팀장이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청백봉사대상 상금으로 받은 244만원과 5월부터 가족 모두 아껴가며 모은 돈으로 만든 이른바 가족장학회다.

송 팀장은 “아이들에게 남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었다”며 “장학회를 위해 가족 모두가 근검절약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가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5년 환경미화원을 도운 것을 비롯해 장애인 부부, 사고로 죽은 직원의 유가족,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동료부인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위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동료 직원들은 “남 돕는 일에 송 팀장이 빠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함께 사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이 손자들에게 동현장학회를 물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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