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했던 나를 무시했다” 동창 일가족 3명 살해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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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0대 여성이 절친한 고교동창과 두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고교동창 박모씨(31·여)와 박씨의 아들(3), 딸(1) 등 일가족 3명을 나일론 줄 등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씨(31)를 긴급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9일 오후 5시경 거여동 박씨의 집을 찾아가 나일론 줄로 박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이씨는 박씨의 아들을 보자기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누워있는 딸의 얼굴에도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2년 전 동창모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고교시절 절친했던 박씨를 다시 만났으며 이후 박씨 집에 자주 드나들며 가족처럼 지내왔다.

직업이 없이 독신으로 살고 있는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친구 집에서 나를 무시하는 말을 몇 차례 들었고, 친구의 시댁에서도 나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아직 뚜렷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평소 화목하게 지내는 박씨의 가족을 질투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박씨의 남편 나모씨(34)는 29일 오후 7시경 귀가했으나 현관문이 잠겨 있고 인기척이 없자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곧바로 이씨가 도착했다. 남편은 이씨가 창문틀에 숨겨둔 열쇠로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 가족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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