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남성복업체 '미켈란젤로'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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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조업체 실정을 ‘육공팔공(6080)’으로 표현합니다. 올해 매출액이 목표액 대비 60%에 그치고 지난해의 80% 수준이면 평년작이라는 뜻인데 우리는 좀 다릅니다.”

남성복 전문 생산업체인 ㈜미켈란젤로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목표에 근접하는 매출을 올렸다.

1982년부터 부평공단(한국산업단지 4공단)에 입주한 이 회사는 남성복이라는 한 우물만 파왔다.

회사 주변에 반도패션과 코오롱 등 대규모 의류공장이 꽤 있었지만 대부분 부도가 나거나 공장을 이전했다.

‘미켈란젤로’라는 상표를 부착한 이 회사 제품은 전국 10개 직영점과 64개 대리점에서만 판매된다. 상표명 때문에 이탈리아 라이선스 제품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토종 브랜드.

황규인 사장(54)은 “올해 판매장을 90개까지 늘리려고 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궤도를 수정했다”며 “외형 성장보다 고객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을 깊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주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신사복과 골프복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했다.

미켈란젤로라는 자체 브랜드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1998년. 탤런트 김상중 김호진씨 등을 전속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직영점과 대리점을 통해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였다.

“정장 티셔츠 와이셔츠 양말 벨트 등 남성 관련 제품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600평 규모의 직영점을 부평공장 앞에 열고 독자 판매망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각 매장에서는 제품을 처음 구입하는 소비자라도 단골로 만들기 위해 취향을 꼼꼼하게 분석합니다.”

이 회사 전산망에 등록된 단골 고객은 현재 10만명. 이들이 구입한 제품과 날짜, 색상 등이 담겨있다. 디자이너들은 이 정보를 이용해 각 시즌마다 수백가지 제품을 만들고 있다.

황 사장은 “고객에게 구입액의 5%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고 30∼40% 할인해주는 티켓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것은 기본 서비스”라며 “우수고객에게는 생일 또는 결혼 기념품도 전달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지역경제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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