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포근한 겨울…빙어가 안잡힌다

  • 입력 2003년 12월 29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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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인 빙어(일명 공어)의 어획량이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로 인해 예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29일 빙어 서식지인 충북 대청호 연안 어민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본격적인 빙어잡이가 시작됐지만 따뜻한 날씨 때문에 어획량이 많지 않다는 것.

냉수어종인 빙어는 호수에 얼음이 얼기 시작할 무렵 낮은 수온을 쫓아 호수 표면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수심 2∼5m에서 주로 잡힌다. 그러나 올해는 호수 표층온도가 예년보다 5도 이상 높은 10도 안팎이어서 빙어잡이에 적합하지 않다.

빙어잡이를 전문으로 하는 옥천군 내수면어업계의 경우 이달 들어 37척의 어선이 출어하고 있으나 어획량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하루 50kg에 불과하다.

옥천군 군북면 어업계장 손용자씨(52)는 “해마다 이맘 때 빙어잡이가 절정을 이뤘으나 올해는 포근한 날씨 탓에 빙어를 구경하기가 힘들다”며 “어민 대부분이 출어를 포기한 채 호수 표면이 얼어붙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 관계자는 “기온이 1주일 이상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본격적인 빙어잡이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청호는 1982년 충북 제천 의림지에 서식하는 빙어의 수정란을 이식해 빙어가 많이 번식했다. 대청호 빙어는 1997년 폭염으로 집단 폐사한 뒤 자취를 감췄으나 충북도와 현지 어민들의 빙어알 이식사업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 지난해 20여t이 잡혔다.

옥천=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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