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우씨 “채권 112억 직접 현금화”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8시 46분


코멘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6일 지난해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한나라당에 제공한 국민주택채권 112억원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이날 “삼성에서 제공한 국민주택채권 112억원을 전달받은 서정우(徐廷友·구속) 변호사가 처음에는 ‘채권을 제3자를 통해 현금으로 바꿔 이재현(李載賢)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최근 이를 번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이 실제로 현금화됐는지와 채권의 전달 경로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서 변호사가 긴급 체포되기 전인 11월 중순경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사조직인 부국팀 회장이었던 이정락(李定洛) 변호사와 이 후보 측근인 유승민(劉承旼)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만나 대책회의를 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관련기사▼
- 한나라, 112억 ‘다른 용도’로 쓴듯

그러나 검찰은 “이들 세 사람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를 공모했다는 정황은 드러난 것이 없다”며 “필요하다면 이 변호사와 유 전 소장을 불러 대책회의 경위와 내용 등을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3개 기업에서 362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서 변호사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재정국장에게서 “한나라당사 지하주차장에서 서 변호사로부터 기업 대선자금을 넘겨받은 뒤 김영일(金榮馹) 의원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김 의원에게 29일 검찰에 나오도록 통보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