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실적 올리기 문화행사는 그만"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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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마인드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문화를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런 마음이 있으면 기다리는 여유도 있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인천에서는 예전과 달리 문화예술 관련 축제와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기초자치단체의 문화예술 담당 직원이 야근을 자주 하고 휴일에 근무하는 모습도 종종 본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끝나면 칭찬보다 비판적 시각이 우세한 실정이다.

관객 동원을 잘 하면 성공으로 평가하는 행정당국의 발상 때문에 행사 치르기에 급급한 경우도 눈에 띤다.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임기 안에 어떤 실적을 보여야 한다는 인기 전략으로 인해 직원의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

문화적 안목이나 수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같은 문화라고 해도 연상되는 경험이 달라 일률적인 잣대로 문화예술행사의 성공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선진국의 문화수준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건물 하나를 지어도 100년 이상 걸리는 것이 다반사다. 이 같은 장기적 안목으로 문화예술을 일구는 것이 중요하다.

크든 작든 각자의 위치에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어떤 자리에 있을 때 실적을 내세우려 하지 말고 차라리 후임자를 위해 일거리를 남겨두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나중에 부수고 치우는 번거로움이 없어야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인천지역 여러 분야에서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지도자보다 보이지 않는 일을 하면서 철저히 책임지는 사람이 행정을 이끌어가길 바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가 최근 한국에서 대중 강연을 하면서 “겸손과 양심이 성공적 리더십을 이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행정가들이 이 말을 잘 새겨 문화예술분야를 활성화시켜 주길 기대한다.

최정숙(해반갤러리 관장·haeban-ga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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