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소래철교 관광자원 놓고 남동구-시흥市 신경전

  • 입력 2003년 12월 24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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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협궤열차가 다녔던 소래철교를 놓고 인천 남동구와 경기 시흥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 남동구가 소래철교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시흥시가 독단적인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24일 남동구에 따르면 소래철교를 인근 소래포구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철도청에 최근 철교 매각요청서를 제출했다.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와 시흥시 월곶동을 잇는 이 철교는 총연장 126.5m, 폭 2.4m 규모로 전체 길이의 49%는 남동구, 51%는 시흥시에 속해 있다.

이에 대해 시흥시는 철교를 공동으로 관할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남동구가 이를 매입해 특정목적으로 활용하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흥시도 철교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 수립에 착수했으며 철교의 정확한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측량을 의뢰했다.

철교를 둘러싼 두 자치단체의 갈등은 지난해 7월 시작됐다.

남동구의 신청에 따라 문화재청이 철교를 등록문화재로 예고하며 명칭을 ‘인천 소래철교’로 표시하자 시흥시가 ‘소래철교’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철교가 월곶동과 소래포구를 잇는 교량이므로 어느 한 쪽의 도시명만 기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올 6월에는 인천시와 시흥시가 시도(市道)간 시내버스 연장 운행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인천시가 소래포구까지 운행하던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월곶동까지 연장하기로 한 시흥시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자 월곶동 주민들이 컨테이너로 철교를 막기도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철교를 두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소유해 관광자원으로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시흥시가 평소 관심을 갖지 않다 뒤늦게 철교 매입에 반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독자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소래철교는 서해안의 소금을 반출하기 위해 1937년 건설된 수인선 협궤 증기기관차용 교량으로 80년대 후반 수인선이 폐쇄되면서 소래포구와 월곶동을 잇는 관광용 다리로 이용되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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