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동大 도형기교수 "자원봉사는 생활의 일부"

  • 입력 2003년 12월 24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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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는 하면 할수록 보람과 성취감이 커집니다. 자원봉사활동이 생활의 일부가 될 정도로 사회 전체에 활성화돼야 진정한 의미의 복지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한동대 생명식품과학부 도형기(都亨基·46) 교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자원봉사 전도사’다. 끊임없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들과 주민 등에게 이를 적극 권하며 직접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8일 새벽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 270여명을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동대 캠퍼스에 모이게 한 뒤 시내로 데리고 가 ‘환경미화원 체험’ 행사를 가졌다.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하나로 실시된 이날 체험에서 학생들은 2시간 동안 포항시 소속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빗자루로 거리를 쓸고 쓰레기를 수거하기도 했다.

물론 그도 학생들과 어울려 환경미화 작업에 참여했다. 체험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재활용품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보고 “쓰레기가 모두 돈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젊은 시절부터 자신에 맞는 자원봉사활동을 선택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내 대학에도 선진국처럼 전공과 연계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많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학인 요즘 그는 매주 목요일 포항시 흥해읍사무소에서 ‘무료 외국어교실’을 열고 주부 등에게 영어와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부인 황병숙씨(38)도 이 곳에서 초급 일본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자원봉사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1996년부터. 일본의 동경대에서 해양미생물 분야를 전공해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가 한동대에 부임한 뒤 사회봉사 담당 주임교수를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경북 영천의 ‘나자레집’과 충북 음성꽃동네 ‘천사의 집’ 등에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주민 등으로 구성된 ‘테마마을 만들기 자원봉사단’을 발족시키는 한편 수십 차례에 걸쳐 자원봉사 특강 등을 실시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경북도가 처음으로 선정한 ‘자원봉사대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도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다보니 ‘이론만으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가슴으로 느끼도록 부딪혀왔다”며 “내년 2월 1년간의 연수일정으로 동경대로 떠나는데 돌아오면 자원봉사가 지역에서 보다 활성화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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