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전용일씨 “50년 한순간도 조국 잊은적 없다”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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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50년 만에 귀환한 국군포로 전용일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전씨 오른쪽은 함께 입국한 탈북 여성 최응희씨. -원대연기자
24일 50년 만에 귀환한 국군포로 전용일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전씨 오른쪽은 함께 입국한 탈북 여성 최응희씨. -원대연기자
24일 고국 땅을 밟은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全龍日·72)씨는 “지난 50년 동안 한순간도 조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중국국제항공 CA143편으로 중국 옌지(延吉)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전씨는 짙은 감색 잠바에 감색 바지 차림으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전씨는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없다”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그는 중국에서 만났다는 최응희씨(67·여)와 함께 왔다.

―5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소감은….

“50년 동안 조국을 잊은 적이 없다. 평생을 두고 한국을 잊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어떻게 생활했나.

“그야 어떻게 다 말하겠나. 건강해서 행복하게 살았다. 한국을 위해 복무한 시절이었다. 주로 무산 광산에서 일했다.”

―탈북한 뒤 중국 당국에 체포됐을 때 한국에 올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중국 당국에) 철저하게 한국을 꼭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류 생활은 어떠했는가.

“간단하게 생활했다.”

―중국 당국에 잡혔을 당시 한국대사관이 국군포로가 아니라고 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 끝까지 고향 땅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여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한국 정부 덕분에 인생 말년에 고향산천에 찾아와 건강하게 살게 됐다.”

한편 최씨는 전씨와의 관계에 대해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같이 살기로 했다”며 “10월에 중국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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