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도 고교도 이공계 기피현상…실업계 미달 속출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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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이 고등학교 진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의회 김의호 의원(고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내 대도시 실업계 고교 지원율은 2001년 이후 매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양시 실업계 고교 입시 경쟁률은 0.87 대 1에 그쳤고 안양 0.98 대 1, 성남 0.99 대 1 등을 기록했다.

특히 고양시 고양여종고는 273명 모집에 47명만 지원했고 고양시 일산공고는 390명 정원에 167명이 지원하는 등 학교 운영이 위협받을 만큼 외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을 채운 경우도 간신히 1 대 1을 넘는 수준이었다.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고양시 등 인구 80만명 이상의 경기도 내 5대 도시 실업계 고교 중 최고 경쟁률은 수원 팔달공고로 1.44 대 1에 불과했다. 고양여종고의 경우 지난해에는 모집정원 245명에 169명이 지원해 0.69 대 1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정원이 28명이 늘어난 것도 정원에 크게 못미치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문계 고교 경쟁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5대 도시의 경우 2001년과 지난해에 1 대 1을 넘지 않아 선발고사 미응시자를 제외하고는 2년 동안 탈락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는 평균 1.02 대 1을 기록해 미진학 학생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고양시의 경우 2년 동안 고등학교가 신설되지 않아 올해 정원이 8658명인 16개 고교에 9081명이 지원함으로써 423명의 탈락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양시는 311명, 부천시는 206명이 탈락하게 돼 기피현상이 번지고 있는 실업계 고교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 의원은 “도교육청이 교육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업계 고교 정원은 늘리고 인문계 고교는 증설하지 않아 문제가 더욱 커졌다”며 “장기적으로 실업계 고교의 특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업계 고교의 인문계 전환을 추진해 탈락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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