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10개프로농구단장 간담회…"몰수게임 결자해지를"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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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

몰수게임 파문으로 난장판이 된 프로농구 코트 수습의 열쇠가 사퇴 선언을 한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총재에게 돌아갔다.

프로농구 10개 팀 단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이사간담회를 열고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김 총재에게 시즌 종료 때까지 자리를 맡아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동반 사의를 밝힌 이인표 경기위원장과 박효원 사무국장 등 나머지 KBL 상근 임원에 대해선 책임 여부를 가려 사표를 수리하는 방안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현 상황에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김 총재의 경우는 업무 공백과 후임 총재 인선 등이 걸려 있는 만큼 당분간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어떤 경우에도 사퇴를 번복하는 일은 없다. 단장협의회 간사인 오리온스 정태호 단장과 내일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장들은 또 SBS 구단과 심판진에 대한 재정위원회의 징계수위를 낮춰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농구팬에게 드리는 KBL 사과문’도 채택했다.

한편 10개 구단 감독은 이날 지나친 판정 항의를 자성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감독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삼성 김동광 감독과 지난 시즌 우승팀 TG삼보 전창진 감독 등은 ‘일관성 없는 판정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팬들을 외면한 처사였다’며 ‘항의를 자제하고 멋진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감독협의회는 또 25일부터는 경기 전후 선전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심판 및 상대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하기로 했다.

유례없는 중징계로 충격에 휩싸인 심판진도 이날 모임을 갖고 징계 완화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내기로 했다. 일부 심판들은 이번 중징계가 ‘마녀사냥’이 아니냐며 경기 진행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KBL 유희형 심판위원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파국은 막아야 한다. 징계를 받은 심판 3명을 뺀 나머지 18명만으로 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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