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선정 2003년 국내 10大 뉴스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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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192명 사망▼

2월 18일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부근의 전동차 안에서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50대 남자가 불을 질렀다. 이 방화 때문에 승객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하는 끔찍한 일이 빚어졌다. 사망자 186명의 신원은 확인됐으나 나머지 6구의 시신은 아직까지 유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상자들은 후유증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희생자를 돕기 위해 국민성금 668억원이 답지했다. 대구지하철은 10월 21일부터 전 구간이 개통된 데 이어 중앙로역도 복구공사가 마무리돼 이달 31일 정상화될 예정이다. 미숙한 초기 대응과 재해 무방비가 피해를 키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참사는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렸다.

▼盧대통령 취임… 재신임 선언 파문▼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이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와 같은 말실수를 잇달아 한데다 사회 갈등 현안을 제대로 풀지 못하면서 취임 6개월만에 국정운영 지지도가 30%대까지 추락했다. 마침내 10월초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SK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12월 15일을 전후해 국민투표를 실시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盧측근비리 수사-특검법 통과▼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불법 대선자금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502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기업에서 모금한 혐의가 드러났으며 노무현 당시 민주당후보측도 수십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 모금 혐의가 포착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왼쪽) 등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오른쪽)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 등도 개인 비리와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구속됐다.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법안이 국회의 재의결을 거쳐 통과돼 내년 초 수사가 본격 시작된다.


▼대북송금 특검…정몽헌 회장 자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성사 경위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이뤄졌다. 특검 수사를 전후해 여론은 ‘정상회담 뒷거래’ ‘남북관계 훼손’ 등으로 나뉘어 심각한 남남 갈등을 겪었으나 특검팀은 결국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김대중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형사처벌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특검 수사 막판에 현대 비자금 150억원이 드러났고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안 방폐장 갈등… 원점서 재검토▼

7월 24일 전북 부안군이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신청을 하자 부안군 주민들은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였다. 촛불 집회와 고속도로 점거 등 폭력시위, 등교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주민 30여명이 구속되고 주민과 경찰 700여명이 다쳤다. 정부는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혔으나 주민투표 시기 논란과 찬반 주민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17년간 끌어 온 국책사업이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송두율씨 구속 保革갈등 심화▼

재독학자 송두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보수와 진보 세력간의 이념 갈등이 심화됐다. 37년 만에 귀국한 송씨는 남한과 북한의 ‘경계인’으로 살면서 남북 화해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 그에 대한 선처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 주체사상 전파 등 친북활동을 해왔다며 구속기소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민주당 분당…新4당 체제 재편▼

4월 28일 친(親)노무현 성향의 의원들은 당내 신당추진위 구성을 결의했다. 김원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당추진모임은 9월 20일 ‘국민참여 통합신당’이라는 원내교섭단체를 국회에 등록했다. 이로써 정치권은 신(新)4당 체제로 재편됐고 여당이 분당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이어 신당파는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 5명 등이 합류한 가운데 11월 11일 의석 47석의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이라크 파병 우여곡절 거쳐 확정▼

미국이 9월 초 한국에 사단 규모의 추가파병을 공식 요청하면서 파병 논란이 본격화됐다.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은 현지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10월 18일 파병 원칙을 발표했다. 이후 파병부대의 성격과 규모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고 정부는 12월 17일 독자적인 지역을 담당해 재건과 치안유지를 지원하는 3000명 파병안을 확정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 정부 극약처방▼

연초부터 집값이 폭등세를 보였다. 11월까지 서울 집값은 16.1% 올랐다. 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구는 25.9%나 급등했다(부동산114 조사). 분양권 전매 제한, 재건축 아파트 분양시기 조정 등 다양한 정부 대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부는 10월 29일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재산세 중과(重課) 등 극약처방을 내놓게 됐고 집값은 ‘불안한’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승엽 한시즌 56호 亞 최다홈런▼

10월 2일. 아시아 야구의 역사가 바뀌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롯데 자이언츠전에 나선 삼성 이승엽은 극적으로 56호 홈런을 날려 일본 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1964년에 기록한 55홈런을 넘어섰다. 이로써 전국을 들끓게 했던 ‘잠자리채 열풍’은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 후 이승엽은 지바 롯데 마린스와 2년간 계약금과 연봉 합쳐 5억엔(약 55억원)에 계약, 일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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