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 우리당, ‘KBS수신료 분리징수’ 표결처리 공방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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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에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징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다시 한번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바로 법안을 표결 처리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수신료 분리징수안 대신 ‘KBS 공영성 강화를 위한 소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23일 기자와 만나 “KBS의 공영성 문제는 국정감사와 각종 상임위 회의를 통해 국회에서 수도 없이 지적했으나 개선된 것이 거의 없다”며 “소위에서 논의할 사안도 이전의 논의 수준을 크게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방송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해 KBS가 각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 토론장 바로가기(Poll)

같은 당 정병국(鄭柄國) 의원도 “국회가 2001년 결산심사에서 KBS가 예비비 전액을 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사용한 것을 지적했지만 2002년에도 예비비의 93.2%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며 “이는 KBS가 국회의 지적은 안중에도 없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제는 입법을 통해서만 KBS의 문제점을 공론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소위는 KBS로 하여금 수신료 분리징수의 당위성을 흔들 수 있는 반대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게 된다”며 소위 구성을 반대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일반 입법과 달리 언론사의 수입과 직결된 법안인 만큼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소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라며 “수신료 분리징수 외에 다른 합리적인 공영성 강화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도 “미묘한 문제인 만큼 당리당략적인 접근이 최대한 배제되어야 한다”며 소위 구성을 찬성했다.

이날 문광위는 일부 의원들이 난항을 겪은 정치개혁 특위로 몰려가는 바람에 열리지 못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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