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매각조건 바꿔 인수자 물색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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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채권은행단이 LG카드 매각 조건을 바꿔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LG카드 채권단은 23일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시한인 이날 오후 5시까지 의향서를 낸 채권은행이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감시한을 26일 오후 5시로 연기하고 매각 조건을 다시 손질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이종휘(李鍾輝) 부행장은 이날 오후 채권단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LG카드를 실사(實査)한 결과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1조원 이상 커 아무도 인수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LG그룹과 협의해 매각 조건을 바꾼 뒤 인수의향서를 다시 받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LG그룹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LG카드 기존 주주의 감자(減資), 채권단 출자전환 규모 확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채권단과 LG그룹이 합의한 매각 조건은 △채권단 1조원 출자전환 △LG그룹이 8000억원 지원 △최저 입찰가격 1조원 등이었다.

매각 조건이 채권단의 요구대로 변경되면 LG카드 매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매각 조건 변경을 전제로 LG카드 인수에 큰 관심을 나타내 왔다. 우리은행도 “매각 조건이 변경된다면 인수의향서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G그룹이 채권단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지 불투명해 매각 작업이 순조로울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LG 정상국(鄭相國) 부사장은 “이미 대주주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더 이상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LG카드의 잠재부실 규모도 걸림돌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LG카드 인수의향서를 내고 정밀 실사를 하면 추가로 부실이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30일 최종 입찰서를 받아 31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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