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여! 여유를 가지시오"…ESPN 골프스타들에 훈수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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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은 내년 시즌 러프에서 공 찾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골프스타들에 대한 바람’이라는 눈길 끄는 칼럼을 23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봅 해릭 기자(세인트피터즈버그 타임즈)가 쓴 이 글에는 아마추어인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를 비롯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까지 13명의 선수가 ‘도마’위에 올랐다.

물론 해릭은 ‘골프황제’에게 충고할 정도의 골프 실력은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깨닫지 못하는 단점이 훈수꾼의 눈에는 훤히 보일수도 있는 것.


해릭이 가장 신랄하게 꼬집은 선수는 올 시즌 드라이버샷 정확도 189위(49%)에 그친 미켈슨. 올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여전히 ‘메이저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 프레지던츠컵에서 5전5패를 당한 가장 큰 이유도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에 절반도 떨 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드라이버샷 전면 수술을 권고했다. 생애 첫 미국PGA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비제이 싱(피지)에게는 홍보전문가 고용을 권유했다. 성(性)대결에 나선 소렌스탐을 비난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싱이 이후 우승 인터뷰까지 거부한 것 등을 지적하며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를 주문한 것.

유일하게 아마추어로서 거론된 미셸 위에게는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강조했다. “14세인 미셸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현재 전성기를 구가 중인 소렌스탐(33)보다 9살이나 어리다는 점을 감안해 성대결 등에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즈가 올 시즌 메이저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것도 조급함 때문이라고. 한편 ‘아시아 선수들이 미국LPGA투어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던 잰 스티븐슨(호주)은 ‘다양한 사회에 대한 적응훈련이 필요하다’는 따끔한 충고를 들었다.그의 인종차별성 발언을 간접비난한 것. 이밖에 세계를 돌며 7승을 거두고 유럽투어 상금왕까지 차지한 어니 엘스(남아공)에 대해선 ‘무리한 장거리 여행을 줄이고 한 곳에 정착하면 더 뛰어난 성적도 거둘 수 있었을텐데…’ 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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