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스 휴유증 심각

  • 입력 2003년 12월 23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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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갔던 전염병 사스가 8월 이후 거의 사라졌지만 완치 환자들 사이에 악성 후유증을 앓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완치 환자 가운데 일부가 관절 등이 썩어 들어가는 괴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스 치료 과정에서 염증치료제를 과다하게 투여한 결과라는 것이다.

올해 나란히 사스에 걸렸던 베이징 시민 장 판(25)과 간호사인 부인 쉐웨이(31)는 완쾌를 축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릎과 엉덩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계단을 제대로 오르지 못하다가 최근 판 씨는 목발을, 쉐웨이 씨는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그들은 사스 투병 중 폐가 불타오르는 듯하며 숨이 막히는 듯한 고통을 막기 위해 염증치료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링거 병을 통해 방울방울 몸속으로 투여 받았으나 후유증을 앓게 됐다. 혈관이 막히거나 그 밖의 이유로 피가 안 통해 특히 관절 부위가 썩어 들어가는 '무혈관 괴사증'에 걸린 것이다.

이 후유증은 주로 엉덩이와 무릎 발목, 어깨 관절에서 고통이 나타나며 골절 부분의 뼈가 바스라지기도 해 결국 뼈 이식이나 대체 수술을 해야 한다.

후유증은 중국에서 두드러지는데 베이징에서 특히 심해 2521명인 완쾌 환자 3명 가운데 1명꼴로 앓고 있다.

사스 확산 초기에 의사들은 항염증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도대체 얼마 동안, 얼마만큼 투약해야 하는 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베이징의 의사들은 다른 국가의 의사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약을 오래 동안 투여했다.

베이징의 의사들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성분인 메틸프레드니솔론을 최대 8000㎜g까지 체내에 남아 있도록 허용하면서 한달 가량이나 치료했다. 그러나 후유증 발병이 아직 보고되지 않은 캐나다 베트남 싱가포르의 경우 2000㎜g을 넘지 않았으며 투여 기간도 최장 보름이 넘지 않았다. 베이징의 의사들은 거의 모든 사스 환자에게 이 같은 치료법을 사용했지만 베트남 등의 의사들은 병세를 봐가면서 강도를 조절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중국 의사들은 후유증 발병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후유증 연구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사스가 맹렬하게 확산돼가던 당시 각국은 바이러스 퇴치에는 심혈을 기울였지만 치료 방법 등에 대한 정보 교류는 적었다고 지적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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