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 선진국 진입 불투명”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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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닥쳐 선진국 진입이 불투명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은 22일 내놓은 ‘성장전략 전환 필요성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기술 모방과 규모 확대 위주의 성장전략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80년대까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상당히 좁혔으나 90년대 들어 생산성이 정체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40∼50%에 그치고 있다”며 “자체 기술혁신을 할 수 있도록 의식과 정책을 바꿔야한다”고 촉구했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충분히 좁혀진 상황에서는 기술혁신 중심의 성장전략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해 준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성은 미국의 50%, 싱가포르 홍콩 일본의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를 줄이지 못한 것은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처럼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리와 비슷한 문제로 많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주저앉았다”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기술 개발 △혁신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 △투명한 기업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이 성장 전략을 바꾸면 기술 수준에 걸맞은 설비투자 수요가 발생해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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