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봉투에 1000만원이 ‘쏙’…군납비리 감쪽같은 뇌물전달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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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구속된 군납비리 업체 대표가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돈을 건넨 돈 봉투가 다소 이색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방위산업체 엠텍사 대표 최모씨(53)는 지난해 8월 20일 오전 서울 국방연구원을 찾아 황모 원장(58)에게 두툼한 누런 서류봉투 1개를 건넸다.

그러나 담뱃갑보다 약간 두꺼워 보이는 이 봉투에 서류 대신 1000만원이 담겼을 것으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수법은 간단했다. 1만원권 신권 지폐 100장씩 10묶음을 서류봉투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얇은 비닐 파일에 4개씩 나란히 2단으로 배열하고 남은 2묶음을 위에 올려놓는다. 울퉁불퉁해 보이는 것을 감추기 위해 신문지로 싼 뒤 가로 33cm, 세로 24.5cm의 서류봉투에 넣으면 쏙 들어간다.

경찰은 최씨가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박모 소장(62)에게도 2000만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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