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역 대학 "중국과 손잡자"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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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과 도서관 등이 중국과 앞다퉈 교류 협력 사업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중국 학생 확보 차원을 넘어 직원 교류 등 중국과 전방위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의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지만 ‘국제화’를 ‘중국화’와 동일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남대는 내년부터 중국 서북부지방 실크로드에 있는 자매대학인 란저우 대학과 직원 교환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두 대학은 매년 직원 5∼6명을 상대방 대학에 머물도록 해 대학운영을 배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대는 중국의 명문 이공계대학인 하얼빈 공대와 공동으로 학생들이 복수학위제 협정을 맺었다. 두 대학의 학생들의 각각의 캠퍼스에서 2년씩 공부하면 두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는 제도. 대구대 등 지역의 다른 대학들도 해외 자매결연 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수년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은 지난주 중국 천진중의학원 관계자들을 학교로 초청해 학점교류 교직원 연수 등을 협의했으며 보건미용학교를 공동으로 설립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경산 대경대학은 중국 베이징에 가칭 ‘한국뷰티대학’을 설립키로 하고 베이징대학 등 현지 대학과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 공동 대학이 설립되면 교수와 학생 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한 여행사는 지난주 경북과학대학에서 미용연수 관련 TV광고를 현지 촬영하기도 했다. 이 여행사는 중국 젊은이를 대상으로 미용연수 참가자를 모집해 내년 1월부터 경북과학대학에서 미용연수를 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중국 심양시 요령성 도서관과 자매결연하고 한국과 중국의 도서자료 교환 등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도서관은 중국자료실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대국으로 떠오르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잡기 경쟁은 갈수록 내년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중국 잡기 경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대학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대학 일부 교수들은 “국내 기업들도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마당에 대학들이 국제화라는 명분으로 너도나도 중국에 목을 매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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