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린 흔들리지 않아”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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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정책으로 일관해 온 이스라엘의 입지가 좁아졌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포기선언을 하면서 이스라엘을 거론한 데다 아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 등 아랍권도 “역내 다른 나라도 이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겨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핵사찰 수용 의사를 이미 지난주 밝힌 이란이 핵무기 보유단계에 이르렀다며 핵무기 파괴작전을 거론하고 나서 공방이 예상된다.

이란의 특별 핵사찰 수용과 리비아의 WMD 포기선언으로 이제 중동지역에서 핵개발 의혹을 받는 나라는 이스라엘로 좁혀졌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한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태. 수십년 동안 사찰을 받지 않은 데다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국제적 압력에도 버티고 있다.

지난해 LA 타임스는 이스라엘 보유 핵탄두가 400개에 이른다고 보도했고,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도 이스라엘의 원폭, 수폭 탄두가 200∼400개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IAEA는 완곡하나마 이스라엘에 대한 핵사찰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15일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90년대 이스라엘 핵발전소를 비공개리에 돌아봤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핵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1일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안보 회의에서 “이란의 핵무기 능력을 파괴하기로 결정하면 이란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측이 수차례 밝힌 핵시설 공격계획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어서 핵개발 포기를 선언한 아랍권과의 논란이 예상된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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