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씨, 龍仁땅매매 이기명씨에 19억 지급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20분


코멘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1일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李基明)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노 대통령이 운영했던 장수천의 빚 변제와 관련된 용인 땅 매매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이 지난해 용인 땅 매매과정에서 매입계약을 해지하고도 계약금과 중도금 19억원을 되돌려 받지 않은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강 회장이 이씨에게 지급했다는 19억원 중 9억원은 이씨를 거치지 않고 장수천의 채권자인 한국리스여신에 직접 전달한 단서를 포착했다.

▼관련기사▼
- 용인땅 위장거래로 장수천 지원 의혹

검찰은 이에 따라 용인 땅 매매가 노 대통령에게 사실상의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위장매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위를 캐고 있다.

또 검찰은 이날 1999년과 지난해 법인세 13억5000만원을 포탈하고 2000년과 지난해 주주 대금 49억원을 빼낸 혐의로 강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용인 땅 위장거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강 회장이 지난해 회사 돈 13억원을 빼돌려 이 중 9억원은 용인 땅 매매 과정에서 한국리스여신으로 직접 입금한 것 같다”며 “나머지 4억원 중 3억원은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와 여택수(呂澤壽) 대통령부속실 행정관 등에게 불법자금을 전달한 문병욱(文丙旭) 썬앤문 회장도 22일 중 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사적 용도나 개인적 축재에 이용한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가 내년 1월 중순경이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안 중수부장은 21일 “대선자금 용처는 설(1월 22일) 이전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삼성이 대선 전에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법률고문 서정우(徐廷友) 변호사에게 건넨 채권 112억원이 사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나 서 변호사 등 관련자들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제공에 관여한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등 대기업 구조본부장들을 내년 1월 초 공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제공 혐의가 드러난 삼성 SK LG 현대차 등 4대 재벌 외에 롯데와 한진 금호 한화 등에 대해서도 비자금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