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日 소비성향은 '脫가격'…내 취향에 아낌없이 쓴다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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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값이 좀 비싸도 상관하지 않는다. 마음의 여유와 일탈(逸脫)을 즐길 수 있고 자신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으면 기꺼이 소비한다.’

13년 동안의 장기 불황에 시달리며 ‘가격’에 얽매이던 일본의 소비성향이 올해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탈(脫)가격’으로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대형광고회사인 하쿠호도(博報堂)는 올해 일본 소비의 특성을 6가지로 요약되는 ‘탈가격’현상으로 분석했다.

첫째, 변혁투자. 생활을 바꾸기 위해서 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TV와 대용량 DVD 레코더 및 고급 공기청정기 등 생활의 쾌적함을 높이는 상품이 주목받았다. ‘생활 방위적’이었던 작년까지와는 다른 모습.

둘째, 지극히 사적인 취미에 집착. 올해는 세상의 평판이나 유행보다 개인적인 취미에 집착한 유행이 많이 출현했다. ‘마이 피겨(자기와 똑같은 형상의 인형)’ ‘마이 스탬프(자기 얼굴을 새긴 스탬프’ ‘자신만의 위스키(고객이 원하는 대로 섞어서 만든 위스키)’ 등이 화제 상품이 됐다.

셋째, 일상생활에서 자극을 추구. 미국-이라크전쟁, 국제테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해외여행자가 줄고 일본 안에서 여가를 충실하게 보내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도쿄 지역의 ‘온천 레저시설’과 ‘재개발된 대규모 복합시설’ 등을 찾는 발걸음이 늘었다.

넷째, 종래의 상품가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 추구. ‘체지방 저하 녹차’, ‘흡연자용 껌’ 등은 건강에, ‘면의 질을 높인 고급 컵라면’ ‘고급캔 주하이(탄산수와 술의 칵테일)’ 등은 가격을 넘어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선전해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다.

다섯째, 탈상식. 지금까지의 상식이나 주관을 일탈한 참신한 발상을 즐겼다. ‘끈 없는 브래지어’ ‘여성용 남성 속옷’, ‘롤러 부착 운동화’, ‘마시는 아이스크림’ 등이 히트를 쳤다.

여섯째, 용도를 극단적으로 한정한 단기능(單機能) 상품. ‘아침 전용 캔 커피’ ‘방 건조 전용 세제’ ‘속눈썹이 2배가 되는 마스카라’ 등은 ‘성숙(成熟)시장’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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