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전국 확산 조짐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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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경북권에서도 조류독감 신고가 접수돼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충북 음성에 이어 조류독감이 번진 것으로 이미 확인된 충남 천안은 국내 원종 오리농장으로 전국 농장에 새끼오리를 공급하고 있어 사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농림부는 21일 경북 경주의 산란계 농장, 전남 나주의 식용 오리 농장, 충북 청주의 식용 오리농장 등 3곳에서 20일 오후 늦게 신고가 접수돼 정밀 검사 중이라며 검사 결과는 23일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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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金昌燮) 가축방역과장은 "농가들이 약간의 이상조짐만 있어도 신고를 하고 있다"면서 "3건의 신고 농장 중 청주의 경우 조류독감일 가능성이 낮지만 경주와 나주 농장의 경우 일단 실험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어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의심 농장으로 지목된 충남 천안시 직산면 2곳과 경기 안성 1곳 등 3곳에 대해서도 감염여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남 나주와 경북 경주

전남과 경북 지역 등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될 경우 농림부가 위험지역과 경계지역으로 나눠 구축했던 방역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음을 의미하며 거의 전국으로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전남도는 21일 나주시 산포면 매성리 민모씨 농장 등 7개 농가 오리 농장에서 의사 조류독감이 확인됨에 따라 가검물을 채취해 국립수의과학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전남도는 의사 조류독감이 나타난 산포면에서 사육 중인 오리 9800여 마리에 대해 방역을 벌이는 한편 출입자를 통제하고 농장오리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다.

경북 경주 안강읍 육통리 이모씨(68.여) 양계농장에서 1500여 마리의 닭들이 폐사한 것으로 신고됐다.

경주시 조사 결과 이 농장에는 지난달 16일 이번 조류독감이 최초로 발병했던 충북 음성군에서 병아리를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천안은 새끼 오리 공급지

이에 앞서 그동안 위험 및 경계지역으로 분류해 관리하던 충북 음성군 주변을 뛰어 넘어 충남 천안시 북면 운룡리 H원종 오리농장에서도 조류독감이 20일 확인됐다.

이 농장에 있던 4700마리 중 일부가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방역당국은 농장을 폐쇄하고 가축, 사람, 차량 등의 이동을 금지했다. 또 주변 3㎞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했다.

충남도의 경우 2만여 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36만 마리의 가금류 사육되고 있다.

조류독감이 확인된 H농장은 특히 전국의 종오리 농장 중 22곳에 새끼 오리를 공급하고 있어 다른 오리농장에 조류독감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전국의 종오리 농장에 대해 혈청검사를 진행 중이다.

식용 오리는 일반 오리 농장에서 사육되며 이 곳에 새끼 오리를 공급하는 종오리 농장은 전국에 52개가 있다.

◆철새가 옮겼다?

충북 음성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인근 호수에서 월동 중인 청둥오리 등 철새를 통해 다른 지역 가금류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충남 천수만 인근 시군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천수만에서 24km 떨어진 천안에서 조류독감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초비상 상태다. 서산시는 관내 닭 오리 등 가금류 사육 농가에 소독약품 지원하고 차량 등의 출입통제하고 있다.

정부는 조류독감의 21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고건(高建)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농림부는 우선 조류독감이 걸린 닭이 유통되지 못하도록 20일부터 전국 61개 닭도축장에 공무원을 배치하했다.

지난 15일 충북 음성군 삼성면 H종계농장에서 홍콩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가 국내 처음 확인된 뒤 양성 판정 농장은 6곳으로 늘어났고 검사 중인 농장도 6곳이다. 이미 60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피해를 봤다.

이번 조류독감(H5N1)의 인체 전염성 여부는 한달 뒤에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송진흡 이기진 정승호 이권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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