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확산…경제에 직격탄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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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鳥類)독감 확산은 경제 분야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닭과 오리 관련 업체들이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외식업계나 유통업체들도 닭이나 오리고기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관광업계 등 축산 분야와 관련없는 분야에서도 이번 조류독감 확산이 해외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등 이번 파장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닭이나 오리 관련 업체들은 초비상=이번 조류독감 발생으로 닭과 오리 관련 업체들은 울상이다. 조류독감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닭이나 오리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은 신선육 부문에서 매출이 5% 가량 줄었다. 조류독감 발생 이전에 1마리 당 900~1000원선이었던 닭 값이 19일에는 600원으로 하락했기 때문.

다음 주 중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었던 15t도 일본측이 거래 중단을 요청, 수출이 중단됐다.

마니커도 평상시에 비해 주문량이 5~7% 정도 주문량이 줄어들었다. 일본 정부가 한국산 닭 수입을 전면 금지해 한창 진행 중이던 수출 상담이 중단됐다.

치킨 외식업체인 KFC도 조류독감 발생에 른 매출 손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FC는 지금까지 매출 손실은 없으나 이번 사태가 한 두달을 넘어서까지 지속되면 닭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수입 닭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발빠르게 대처하는 유통 및 급식업체들=할인점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이달 15일부터 18일까지 매출을 전 주와 비교했을 때 25%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14일부터 닭과 오리고기 반입량을 35% 줄였다.

신세계 이마트도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 것에 대비, 다음주부터 판매가격을 20% 이상 낮출 계획이다.

급식업체인 아워홈은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닭이나 오리고기 대신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이용한 반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주 고객인 기업체나 공공기관들에게는 원산지 검역 관련 서류까지 보여주고 있다.

▽다른 업계도 긴장=관광업계에도 조류독감 발생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큰 영향이 없지만 조류독감이 확산되면 한국을 찾으려고 했던 해외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가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

온라인 여행사인 '웹투어'의 황은주(黃恩珠) 홍보팀장은 "대만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은 여행업계로서는 '악재(惡材)'"라며 "이 여파가 좀 더 지속되면 관광객 수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기업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류독감 발생으로 외국 기업들이 한국 대신 다른 나라로 투자 대상을 바꿀 가능성도 있기 때문.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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