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민자 고속도로 국가예산 낭비"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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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입 부족을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건설된 주요 민자 고속도로의 교통량이 예상치의 절반에 불과해 예상교통량의 '뻥튀기' 의혹과 함께 거액의 국가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21일 "지난 10월 착수한 '민자(民資)사업 집행 및 사후관리 실태' 감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일부 도로에 대해 '예상교통량의 80~90%까지는 정부가 통행료 수입을 보장한다'는 취지의 운영수익보장협약을 민간사업자와 체결, 매년 통행료 수입 지원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출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 개통 후 실제 교통량은 예상교통량에 비해 △인천 신공항고속도로 45% △천안-논산 고속도로 50% △전남 광주 우회고속도로 60% △경북 문경-충북 괴산간 이화령터널고속도로는 20%대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신공항고속도로는 정부가 2020년까지 예상교통량의 90%까지 통행수입을 보장, 지난 2001년부터 매년 1100억~1300억원씩 부족한 수입을 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28년간 예상교통량의 85%까지 수입부족금을 메워주기로 한 광주 우회 고속도로는 2001년에 67억원을 지원했고, 2002년도는 사업자측에서 58억원의 보전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가 예상되는 교통량을 면밀하게 검증하고 감시할만한 장치를 갖추지 못했다"며 "정부는 국가 재정이 미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자사업을 활성화하려고 하지만 예상수익 보전문제에서는 안이하게 대처해 민간사업자에 발목을 잡힌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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