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인천에서 30대 여성이 자녀 2명을 고층아파트 아래로 던진 뒤 막내딸을 껴안고 투신하는 등 무고한 자식을 희생양으로 삼는 범죄가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발생=19일 오후 4시경 이모씨(24·무직)는 서울 동작대교에서 남쪽으로 검은색 트라제 승용차를 몰고 가다 다리 중간 지점에서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려 자신의 아들(6)과 딸(5)을 다리 아래로 던지고 달아났다.
이씨의 차를 뒤따르던 목격자 박모씨(35·전기공)는 “20대 남자가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어린이 2명을 차례로 끌어내려 다리 아래로 던진 뒤 차를 몰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미리 자신이 복용하던 정신병 약과 수면제를 한 알씩 먹였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전혀 저항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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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범행 직후 자신이 사는 인천 부평구의 아파트로 가면서 부인(23)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한강에 던져버렸다. 너도 죽이러 간다”고 말했다. 박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119 수난구조대 등과 함께 배 4척과 잠수부 15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으나 물결이 높게 일고 장비가 얼어붙어 아이들을 찾지 못하자 이날 오후 5시55분경 수색을 중단했다. 경찰은 20일 오전 8시에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다.
▽검거=경찰은 박씨가 제보한 차량번호를 추적해 이씨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귀가하는 이씨를 이날 오후 6시15분경 검거했다.
이씨 부인은 “새로 산 차를 내가 허락도 없이 타고 나갔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을 했다”면서 “남편은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꾸고 놀이공원에 데리고 가 놀겠다’고 말한 뒤 오후 1시경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2시경 집 부근 H유치원에 들러 아이들을 데려갔다.
▽범행 동기=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1999년부터 정신질환을 앓아 올 5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2000년경부터 신용카드 5장으로 돈을 빌려 경마와 경륜 등을 즐기다 2000년 7월경 신용불량자가 됐다. 3500여만원의 빚을 진 이씨는 부모에게서 돈을 받아 생활해 왔으며 부인과 자주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카드빚도 있는데 아이들이 있어서 뭐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아들과 딸을 한강에 집어 던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2주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으며 5일 전 현장답사를 했다”면서 “착잡하고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경제적으로 쪼들리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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