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 획기적 유전자 분석법 개발

  • 입력 2003년 12월 19일 0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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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난치병을 일으키는 미세한 유전자 차이를 밝힐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제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유전자센터 김소빈 박사(32·사진)는 ‘네이처 리뷰 지네틱스(Nature Reviews Genetics)’ 최근호에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유전자의 염기서열 이상을 밝힐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인간의 생명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4개의 염기가 복잡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이 알파벳 순서를 밝히는 일이 1990년대에 시작된 인간게놈프로젝트다.

올 4월 국제공동연구팀은 인간 염기서열의 99.99%가 밝혀져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의 방법으로는 염기의 순서를 알아내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염기에 메틸기(CH3-)가 붙는 등의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기 어려웠다. 메틸기가 염기에 달려 있으면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을 못해 암 등 각종 난치병이 발생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새로운 질량분석법을 적용해 메틸기와 같은 분자가 염기 하나에 붙는 정도의 미미한 질량 차이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이 성공하려면 하나의 세포에서 불순물 없이 DNA만 깨끗하게 분리해내야 하는데, 김 박사는 논문에서 새로운 정제법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대실 박사는 “질량분석법은 특정 염기에 이상이 생긴 상황을 정밀하게 밝혀낸다”며 “난치병의 발생원인을 규명하는 데 기존의 연구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1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화학공학)를 받은 뒤 같은 대학 유전자센터에서 박사후과정을 밟고 있다.

김훈기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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