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치자금 내는 사람은 우린데…”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56분


코멘트
재계는 “정치권의 정치자금 제도 개선논의에서 재계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계속 이럴 경우 합법적인 것을 포함해 정치자금을 일절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명관(玄明官)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더 이상 정치자금 제도 개선을 촉구하지 않을 것이며 오늘의 촉구는 정치권에 대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치권의 정치자금 개선 논의가 자금 제공자인 기업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

현 부회장은 “11월 6일 전경련이 마련한 정치자금 제도개선안을 정치권에 전달한 뒤 간사 모임을 갖자는 제의를 했으나 일절 반응이 없다”며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쪽은 기업인데 이래도 되느냐”며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 이날 간담회에서 △지정기탁금제의 부활 △정치권에 대한 기업의 정치자금 직접 전달 금지 △법인세의 1% 정치자금화 반대 등을 거듭 주장했다.

지정기탁금제는 기업이 선호하는 정책을 표방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정해서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현 부회장은 기업의 정치자금 직접 전달을 막고 경제단체 등을 통해 자금을 전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기업이 정치권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압력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