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어앞에 솔직해지니 말문이 술술∼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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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대한민국 1교시’에서 실전영어 ‘고수’들의 영어학습 비법을 알아보는 ‘예스, 아이 캔’ 코너. 첫회 출연한 이근철 강사(오른쪽)가 패널과 함께 타악기를 두드리며 영어의 억양과 강세를 강의하고 있다. 강사들은 직접 팝송을 열창하거나 퍼포먼스를 해보이며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드러낸다. 사진제공 KBS
KBS2 ‘대한민국 1교시’에서 실전영어 ‘고수’들의 영어학습 비법을 알아보는 ‘예스, 아이 캔’ 코너. 첫회 출연한 이근철 강사(오른쪽)가 패널과 함께 타악기를 두드리며 영어의 억양과 강세를 강의하고 있다. 강사들은 직접 팝송을 열창하거나 퍼포먼스를 해보이며 연예인 못지 않은 ‘끼’를 드러낸다. 사진제공 KBS
“영어의 ‘몸매’를 손으로 그려라.” “거울을 보면 영어가 튀어나온다.”

KBS2 오락프로그램 ‘대한민국 1교시’(화 오후 11시)가 실전영어 ‘달인’들의 학습 비기(秘技)를 소개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스, 아이 캔’ 코너에서 영어강사 외화번역가 등 전문가가 ‘놀이’를 통해 영어를 익힐 것을 제안하면서 영어학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는 것.

지난달 25일 출연한 문단열 강사는 “영어는 우리말과 ‘몸매’부터 다르다”면서 영어 발음을 하면서 손으로 그 몸매를 직접 그려보라고 일러줬다. ‘I have a problem’(문제가 생겼다)이란 문장을 예로 들면서, 호리병을 옆으로 눕혀놓은 것처럼 ‘작은 볼록(I)→좁은 목(have a)→큰 볼록(pro-)→좁은 목(-blem)’의 모양을 손으로 만들면서 영어의 억양과 강세를 체감하는 것. 그는 또 “사랑은 ‘통’”이라고 주장했다. ‘Love(사랑)’라고 쓰인 통을 준비해 패널들을 그 안에 들어가게 한 뒤 ‘I'm in love with you(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란 표현을 익히게 했다.

첫회(11월 4일)에 나온 이근철 강사는 “성격에 맞는 영어학습법을 찾으라”면서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거울보기 비법’을 ‘전수’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특정한 상황을 그림으로 떠올린 뒤 그림과 연관된 문장을 큰 소리로 외치는 것. 각종 타악기를 두드리면서 ‘What do you want to read?(뭘 읽고 싶니?)’ 등의 문장을 발음하는 방식으로 영어의 리듬과 표현력을 익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지영 강사(2일)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겠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라”면서 ‘미국에서 막 태어난 아기’로 스스로를 가정하라고 했다. “아이 셔(sour)” “아이 짜(salty)” “느끼해(greasy)” 등 감각 단어를 ‘세트’로 외우는 비결을 공개했다. 또 이보영 강사(11월 11일)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예로 들며 “나가 있어!(Just get out of here!)” “ 제가 거기로 가겠어요(I'll come over to you)”와 같은 표현을 익히도록 했다.

강사 중 상당수는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보지 않고 영어를 습득한 ‘국내파’.

대학시절 극장에서 외화를 녹음한 뒤 녹음 내용으로 친구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용돈을 벌었던 민병철 강사(11월 18일)의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코너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패널로 나오는 연예인들이 영어 앞에 ‘솔직한’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 영화배우 장혁(11월 4일)은 “‘Kissing a Fool(바보에게 키스하기)’이란 팝송 제목을 ‘입술 가득히 키스를’로 잘못 해석한 적도 있다”는 경험을 털어놓았다. 가수 비(11월 18일)는 외국에서 ‘콜라(Coke)’를 혀를 꼬아 ‘칵’이라고 발음했다가 낭패를 당한 경험을 고백했다. 고정패널인 ‘새 박사’ 윤무부 교수(경희대)도 세미나에서 외국인과 함께 있을 때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영어 앞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 이용우 PD는 “영어에 대한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내년부터는 ‘공항에서’나 ‘외국인 관광객을 만났을 때’ 등 구체적 상황에 맞는 표현을 익히는 ‘하우 투(how to)’ 영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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