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신주인수권 포기 "주가엔 약"…"주주중시 경영" 긍정적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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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가 신주(新株)인수권을 포기한 기업이 늘면서 증시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긍정적인 투자의견이 많다. 신주인수권이 소각되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잠재 물량이 없어지면서 주당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 또 대주주들이 지분 확대의 기회를 포기하면서 이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주 중시 경영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교보증권은 18일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정몽규 회장의 신주인수권 포기는 주주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이자 원칙 경영에 대한 자신감의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또 투자 의견을 ‘매수’로 내고 ‘6개월 목표주가’를 1만64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동원증권과 대우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전날 대주주 3명이 소유한 신주인수권을 전량 무상 소각하겠다고 밝힌 효성에 대해서도 대신, 메리츠, 하나증권 등의 매수 추천 보고서가 잇따랐다.

그러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이익의 포기 배경 및 주주 중시 경영방침의 지속 여부 등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LG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산업개발의 목표주가를 상대적으로 낮은 1만800원으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내놨다.

LG투자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대주주의 신주인수권 무상소각이 참여연대측이 대주주 특혜의혹 및 지배권의 유지수단임을 지적한 뒤 야기된 상황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 방침이나 주식 수급 외에 실적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LG투자증권은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내년 주택경기의 약세로 ‘아이파크’ 등 아파트 건설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반면 대우증권 등은 민자(民資) SOC 사업의 확대 및 수도권 신도시 사업 수혜 등을 근거로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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