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지오그래픽]용인 에버랜드 '산타 빌리지'

  • 입력 2003년 12월 1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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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산타클로스가 뛰어나올 것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산타 빌리지`. 거기서는 매일 밤하늘을 무대로 화려한 조명쇼 `매직 인 더 스카이`가 펼쳐진다. 조성하기자
당장이라도 산타클로스가 뛰어나올 것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산타 빌리지`. 거기서는 매일 밤하늘을 무대로 화려한 조명쇼 `매직 인 더 스카이`가 펼쳐진다. 조성하기자

피터 팬의 네버랜드(Neverland)와 용인의 에버랜드(Everland). 네버랜드는 피터 팬의 고향이다. 어린이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고 어린이로 남을 수 있는 환상의 공간이다. 더스틴 호프먼이 주연한 영화 ‘후크선장’에 등장하는 늙은 피터 팬(로빈 윌리엄스)은 그가 네버랜드를 떠난 탓에 그리 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에버랜드는? 에버(Ever)는 ‘영원하다’는 의미가 담긴 단어다. 그 ‘영원’에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영원한 꿈의 동산 네버랜드’가 담겨 있다. 그런 네버랜드와 에버랜드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영원의 공간’에서 어른에게는 동심어린 추억을, 어린이에게는 환상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 에버랜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은 최고의 ‘명절’이다. 크리스마스란 그 자체가 ‘매직(magic·마법)’ 아닌가. 평소와 달리 모르는 사람끼리도 인사를 나누고, 잊었던 사람에게는 카드를 보내고, 떨어졌던 가족은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며 서로 지난 잘못을 용서한다. 그리고 모두가 산타클로스처럼 선물을 주는 화해와 사랑의 마법에 걸리는 시간이다. 지금 에버랜드에 들어선 ‘산타 빌리지’는 그런 매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수십만개 전구로 동화속 마을 연출

5월이면 온통 튤립으로 뒤덮였던 그곳(포시즌즈 가든·6000평). 지금은 산타 빌리지로 꾸며졌다. 산타클로스(물론 관광용이지만)가 사는 북극권 부근의 로바니에미(핀란드) 에 있는 산타빌리지보다 더 동화적이다. 예쁜 집과 캐릭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식된 광장. 그 안에 들어서면 누구나 크리스마스 매직에 걸리고 만다. 마음은 열리고 용서와 화해, 사랑이 노여움과 갈등, 미움을 몰아낼 것만 같은 그런 마법에.

유럽의 이맘때 풍경. 시청 벽과 공원의 나무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지고 시청 마당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선다. 그러면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은 시장 노점에서 선물과 장식을 사고 군것질을 한다. 아이들은 과자와 초콜릿을 먹고 어른들은 계피 설탕 오렌지를 넣고 뜨겁게 데운 ‘글루바인(Gluewein·와인)’을 호호 불어 가며 마신다. 그 옆 임시우체국에는 카드를 부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선다.

이런 풍경을 올해는 ‘크리스마스 특별시’를 선포한 에버랜드에서 만난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정문 앞에 섰다. 거기서 500여 가지의 크리스마스 테마 상품을 살 수 있다. 물론 글루바인 한 잔으로 언 몸을 녹일 수도 있고. 30만개의 전구로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도 곳곳에 있다. 이런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점등식(매일 오후 5시30분)과 함께 고조된다. 공원이 ‘마법의 성’으로 바뀌는 것도 조명이 빛을 발하는 이때부터다.

눈으로 보는 크리스마스에 귀로 듣는 크리스마스까지 더해지면 사람들은 일상을 잊고 축제의 흥취에 빠진다. 자유이용권에 포함시키기에는 과하다 할 정도로 볼 만한 무대공연과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크리스마스의 꿈’(실내공연)은 연말 단골 공연인 ‘호두까기 인형’과 ‘스크루지’를 춤으로 표현한 무대. 3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산타 복장 합창단과 브라스밴드의 공연(야외)인 ‘캐럴 판타지’, 100여명의 내외국인 단원이 거리에서 펼치는 ‘크리스마스 판타지 퍼레이드’ 역시 볼거리. 최근 세계테마파크협회로부터 대상을 수상한 야간의 조명퍼레이드(문라이트 퍼레이드)는 감탄사를 연발케 하는 환상적인 거리 조명 퍼포먼스다.

●밤이되면 화려한 조명쇼…퍼레이드…

조명을 이용한 거리 퍼포먼스 ‘문라이트 퍼레이드’.

그러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다. 매일 오후 8시10분 산타 빌리지에서 밤하늘을 무대로 펼치는 조명 쇼 ‘크리스마스 매직 인 더 스카이’다. 하늘로 쏘아올린 12대의 서치라이트 빛줄기가 폭죽, 인공눈 등과 한데 어울려 빚어 내는 밤하늘 모습. 이제껏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환상적인 장면이다. 20m 높이의 공중에서 2000개의 전구로 장식한 사슴썰매를 타고 산타가 날아가는 비행 장면은 압권이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에버랜드의 산타 빌리지 안에서 파라솔 모양의 야외 스토브 아래 언 몸을 녹이며 크리스마스를 몸으로 느껴 보자. 공원 식당에서는 특별메뉴도 제공한다. 그중 산타 빌리지 옆 식당 ‘플란더즈’의 창가는 공연도 곁눈질할 수 있는 명당. 이 모든 행사는 무려 100억원을 들여 1년간 준비한 것으로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라는 이름 아래 진행 중이다.

용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 △손수운전:영동고속도로 마성톨게이트로 나온다. △버스:5002번(강남역) 1113번(천호동) 1500번(교대역 강남역 양재역) 1500-2번(사당역) 승차. 홈페이지 참조.

▽알아보기 △인터넷:www.everland.com △전화:031-320-5000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12월 26일까지. 개장은 오전 9시30분∼오후 9시. 24일과 31일은 밤 1시에 폐장.

▽알파인빌리지=스노버스터(눈썰매장)가 13일 개장했다.

▽특별시 선포 기념 할인 이벤트 △산타 선물 보따리 미리 풀어보기:인터넷 즉석 경품, 1일 5회 참여 가능. △자유이용권 우대 쿠폰:특별시민 등록증(인터넷 접수) 제시하는 커플에게는 자유이용권(2인 6만원)을 4만원에 제공.

▼서울랜드서 성탄절 추억 만들기▼

‘에브리데이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펼치는 서울랜드의 퍼레이드인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서울랜드

25일까지 서울랜드(과천시)에서는 ‘에브리데이 크리스마스(Everyday Christmas)’가 펼쳐진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0여개국을 대표하는 40여개의 독특한 눈사람 전시회. 크리스마스트리와 오색 빛깔의 아치 아래 들어선 눈사람은 각 나라의 특징적인 복장과 캐릭터로 장식된 독특한 볼거리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히 마련한 퍼레이드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는 축제기간에 매일 볼 수 있다. 산타 등 50여개의 캐릭터가 무용단 고적대와 함께 거리를 돌면서 춤추고 노래한다. 퍼레이드는 2.5km의 공원 안 도로에서 펼친다. 통나무 무대(실내)에서는 ‘산타마을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뮤지컬이 하루 2차례 공연된다.

24일과 25일에는 특별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 날 밤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합창단 공연(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소년소녀합창단 25일)과 함께 펼쳐진다. 스틸드럼이라는 이색 악기를 연주하는 ‘코리아 스틸러스’의 콘서트, 환상적인 조명아래서 감미로운 크리스마스 캐럴 연주를 감상하는 ‘로맨틱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이틀간 매일 두 차례 열린다.

산타가 되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는 참여행사 ‘도전! 아빠산타가 최고’도 이색 이벤트(21, 25일 두 차례). 산타로 변장한 아빠산타 30여명이 거리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직접 선물을 나눠준다. 우리 가족만의 독특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가족 트리 만들기 대회’도 있다. 이 트리는 시상식(25일)때까지 서울랜드 산타카페에 전시된다.

●이용정보

◇정보구하기 △홈페이지=www.seoulland.co.kr △전화=02-504-0011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한국민속촌 '동지' 세시풍속 체험행사▼

동지를 테마로 한 연말행사가 한창인 한국민속촌에서는 전통 얼음썰매를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경기 용인시 기흥읍)은 역시 우리 전통을 테마로 한 놀이공원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지만 크리스마스 대신 잊혀져 가는 우리의 명절 ‘동지’(冬至·양력 12월21일)를 연말 행사의 테마로 삼았다.

우리 선조는 동지를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여겼다. 그래서 동지는 ‘한해의 시작’이었고 그래서 ‘작은 설’로 삼았다. 한 해의 시작을 성스럽게 하기 위한 액 막음으로 빨간 팥죽을 쑤어 먹고 동지부적을 만들어 옷속 깊숙이 붙이고 다녔다. 하선동력(夏扇冬曆·단오에는 부채를, 동지에는 달력을 선물하는 것)의 풍습도 있었다.

한국민속촌에서는 20∼22일 사흘간 동지를 맞아 세시풍속을 체험하는 행사를 펼친다. 전통가옥의 상설체험장에서는 가족이 함께 새알 빚기와 팥죽 쑤어 먹기를 할 수 있다. 한국민속촌 기능장과 함께 여러 형태의 동지부적을 만들어 보고 한해 액운을 물리치는 다양한 액막이 행사도 한다. 또 하선동력의 세시풍속에 따라 매일(정오∼오후 3시) 한국민속촌 달력을 선물하는 행사도 펼친다.

눈썰매장도 연다. 더불어 민속체험 한마당에는 농악과 줄타기 널뛰기 등도 볼 수 있다. 눈썰매장은 성인(폭 30m 길이 130m)과 어린이 코스(폭 25m 길이 80m)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용정보

◇정보 구하기 www.koreanfolk.co.kr △전화=031-286-2111 ◇눈썰매장=오전 9시∼오후 5시(주말 30분 연장) 개장.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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