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654>監 獄 (감옥)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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監 獄 (감옥)

監-볼 감 獄-감옥 옥

龜-거북 귀 醜-추할 추

牢-우리 뢰 炙-구운고기 자

東西洋(동서양)을 막론하고 초기의 거울은 ‘물거울’이었다. 곧 연못이나 호수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후에 오면 세숫대야 같이 커다란 그릇에 물을 담아 누워서 얼굴을 바짝 갖다대고 쳐다보았는데 그것을 뜻하는 글자가 監이다. 곧 누워서(臥) 그릇(皿)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監은 ‘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監督(감독) 監査(감사) 監視(감시) 舍監(사감)이 있다.

그러나 監으로도 불편하여 후에 청동으로(金) 만든 것이 나왔는데 그것을 鑑(거울 감)이라고 했다. 龜鑑(귀감)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龜(거북이)로는 인간의 吉凶(길흉)을, 鑑으로는 美醜(미추)를 판별했던 데서 나온 말이다. 둘 다 ‘바로 잡다’는 뜻이 있다. 지금과 같은 거울이 등장한 것은 元(원)나라 때 페르시아로부터 유리가 전래되면서부터라고 한다.

獄은 두 마리의 개(견, 犬)와 말(言)이 결합된 것이다. 여기서 두 마리의 개는 원고와 피고 두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개라는 놈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면서 싸운다. 따라서 여기서는 원고와 피고 두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기 위해 마치 개가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싸우듯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는 감옥에 갇히게 되므로 獄은 ‘가두다’ 또는 ‘가두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獄死(옥사) 獄中(옥중) 地獄(지옥) 脫獄(탈옥)이 있다.

따라서 監獄이라면 ‘감금하여 우리에 가두는 곳’이다. 중국 최초의 감옥은 舜(순)임금 때의 법무장관이었던 (고,호)陶(고요)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4000년 전의 일이다. 그 뒤 시대에 따라 명칭이 달랐는데 夏(하)의 夏宮(하궁), 殷(은)의 유里(유리). X(어), 周의 (원,환)土(환토), 秦의 囹圄(영어)로 불리다가 漢(한)나라 때에 와서 비로소 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北朝(북조) 때에는 땅을 파서 監獄을 만들었으므로 地牢(지뢰)라고 했으며 明나라 때에는 監이라고 하여 현재의 監獄이라는 명칭이 나오게 되었다.

옛날 秦始皇(진시황) 때에는 暴政(폭정)으로 監獄이 죄수들로 초만원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래서 司馬遷(사마천)은 史記(사기)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자衣塞路, 囹圄若市’(자의색로, 영어약시)-길에는 죄수로 넘쳤고 감옥은 시장 같다. 물론 監獄과 죄수는 적을수록 좋다. 갑자기 ‘監獄’이란 말이 膾炙(회자)되고 있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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