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학교 신축부지 마련 2중고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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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지으려 해도 하늘 높이 치솟은 땅값 때문에 엄두도 못내요.”

대전과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들의 요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따른 지가 상승과 개발논리를 앞세운 분위기 때문에 신규 학교 건립에 애를 먹고 있다.

1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과밀 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구 둔산 신시가지와 대덕구 송촌지구에 10여개 초중고교를 지어야 한다.

대전시교육청은 지가 상승으로 부지 매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2323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중구 문화동 제5보급창 부지에 학교를 지으려 했으나 건설업체들이 “교육청이 요구하는 부지를 내주기 곤란하다”고 말해 운동장 없는 학교를 지어야 할 판이다.

아파트 건설업체인 대우건설㈜과 신동아건설은 “교육청이 인근 지역에서 발생할 미래의 교육 수요까지 감안해 턱없이 많은 땅을 달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건설사가 근린공원을 학교운동장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법적인 대응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백석지구와 신방동 학교부지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학교용지를 마련하면서 진입로조차 확보하지 않은 채 석산(石山)에 학교를 짓도록 했다. 백석지구의 백석초, 백석중학교 부지는 동서방향으로 높낮이 차이가 심해 쓸모없는 땅이 상당수다.

천안시 신방동 수곡초교 부지도 암반 지질의 야산이어서 학교용지로 부적절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예산과 행정력 낭비는 고스란히 교육청이 떠안고 있다”며 “땅 값과 상업성 때문에 교육의 미래가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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