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청장은 또 문 회장과 이 회사 김성래 전 부회장(여·구속) 등을 면담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날 손 전 청장을 소환한 검찰은 지난해 썬앤문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결과 부과된 180억원의 세금이 23억원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세금 감면을 국세청 실무진에 지시했는지와 정권 고위층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민주당 박모 의원이 김 전 부회장의 부탁을 받고 손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부탁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특히 검찰은 김 전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구속)씨에게 “감면받을 수 있도록 노 후보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5월 손 전 청장에게 직접 청탁해 썬앤문그룹이 세금을 대폭 감액받도록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의 전화 청탁 의혹이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진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의 수사 과정에서 손 전 청장이나 그 윗선의 개입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검찰이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축소 또는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5, 6월 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지검은 지난해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썬앤문에 부과했던 세금이 줄어든 사실을 확인했으나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국세청 감사관 홍모씨만을 구속했다.
한편 검찰은 문 회장이 지난해 11월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에게 건넨 1000만원권 수표 10장을 현금으로 바꾸는 데 노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K은행 지점장 김모씨가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김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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