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효과' 경제 청신호…세계증시 급등세 한국 822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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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종합주가지수가 822.16으로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체포가 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박영대기자
15일 종합주가지수가 822.16으로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체포가 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박영대기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전격 체포 소식에 힘입어 아시아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15일 서울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2% 가까이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일본 주식시장도 3% 이상 급등했다.

또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선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등 외환시장에서도 ‘후세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후세인 효과 나타나는 금융·외환시장=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날 서울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6.06포인트(1.99%) 급등한 822.16으로 장을 마감해 작년 6월 14일(822.01) 이후 1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무려 3.16%(321.11엔) 급등한 10,490.77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클 정도로 ‘후세인 체포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만과 싱가포르증시도 강세로 장을 마쳤다.

홍춘욱(洪椿旭)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오후 1시반 현재(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100 지수선물이 26포인트가량 급등세를 타는 등 미국 증시의 개장 전 분위기도 후세인 체포를 반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약세조짐도 수그러들고 있다. 지난 주말 유로당 1.27달러까지 치솟던 달러화는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1.21달러로 떨어지는 등(달러화 가치 상승) 달러화 약세현상이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지난 주말 달러당 107.7엔 수준에서 이날 오전 108.07엔 안팎으로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한국의 외환시장에선 약발이 거의 미치지 못했다.

개장 초 서울 외환시장에선 달러화가치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결과는 원화가치 상승(달러화 약세)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것.

외환은행 하종수(河宗秀) 원-달러팀장은 “뉴욕 금융시장이 후세인 체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불확실한 데다 이날 국내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세 잡을까=일단 국제 유가의 상승 추세도 주춤하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는 이날 장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월 인도분이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30달러 급락한 31.74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일단 석유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후세인 프리미엄’이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후세인 생포로 중동의 정세 불안이 일부 해소되고 이것이 이라크 원유공급 확대로 이어지면 유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후세인 체포 이후 중동 정세가 안정세를 되찾으면 유가도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엔 어떤 효과가 있나=가장 긍정적인 기대 효과는 후세인 체포→중동정세 안정→국제 유가 하락→미국 등 세계 경기회복 가속화→달러화가치 상승 반전으로 이어져 국내 수출이 예상보다 확대되는 수순이다.

오문석(吳文碩)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유가 하락과 원-달러환율 상승은 교역조건 개선과 수출 확대를 의미한다”며 “이로써 국내 경제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후세인 효과’가 세계 및 국내 경제에 기대만큼의 호재로 작용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정창영(鄭暢泳)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유가 금리 주가 수출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실제로 내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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