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e got im(그를 잡았다)" 일성… 일제히 환호

  • 입력 2003년 12월 14일 2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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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생포 직후인 14일 밤(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후세인이 결코 권좌에 다시 오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라크인들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생포 직후인 14일 밤(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후세인이 결코 권좌에 다시 오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라크인들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 소식이 알려지자 후세인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와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를 비롯해 후세인 추종세력 밀집 지역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쿠르드족이 많이 사는 키르쿠크, 이슬람 시아파 주민이 많은 모술과 나자프 등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는 후세인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축포를 쏘고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라크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공중에 총을 발사하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서 도로를 질주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곳곳에서 축하 파티가 벌어지면서 주요 거리에서는 음악 연주가 끊이지 않았으며 곳곳에서 축제를 벌이기 위해 양을 도살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나자프에서는 지역 TV 방송이 주민들에게 축하 파티를 벌이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군들도 이 같은 축하 행렬에 동참했다.

키르쿠크 주민인 무스타파 셰리프는 “우리는 결국 범죄자를 제거했다”고 말했으며 알리 알 바시리는 “생애 최고의 기쁨이다. 후세인의 통치 하에 고통 받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 말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니파 밀집 지역은 조용했다. 티크리트 주지사인 후세인 자셈 게바라는 “외국 군대가 사담을 잡은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만약 이라크 경찰이 체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의 생포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 그가 기자회견 첫머리에서 “그를 잡았다(We got him)”고 일성을 터뜨리자 기자회견장은 순간 환호가 터져 나오며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기자회견 도중 후세인의 모습이 비디오 화면에 비치자 기자회견장은 다시 한번 흥분과 함성의 도가니로 돌변했다. 이라크인 기자들을 중심으로 일부 회견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후세인을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사담을 죽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라크여 영원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화면에 나타난 후세인은 턱수염을 길게 길렀으며 피곤하고 초췌한 표정이었다. 의료진은 후세인의 치아와 체온 등을 간단히 검진했으며 수염의 진위 여부도 확인했다. 당초 ‘가짜 수염’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진짜 수염으로 밝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아드난 파카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이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파카치 위원은 “나는 이날을 역사적인 이라크의 날로 선포하자고 요청했다”면서 “이라크 국민들과 과도통치 위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총선을 실시하고 헌법을 제정, 합법적인 이라크 정부를 세우겠다”며 “내년 6월 탄생할 이라크 정부는 독자적으로 누구의 간섭도 없이 이라크 국민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 체포 소식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14일 낮 12시50분(현지시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인 쿠르드족 지도자 잘랄 탈라바니의 말을 인용해 처음으로 보도했다.

IRNA 통신은 탈라바니가 미군도 이번 보도를 확인했다며 “미국이 곧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도 13일부터 전개된 티크리트 인근에 대한 기습공격에서 후세인이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고 신원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IRNA 통신을 뒷받침했다.

바그다드 주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는 “오후 3시(현지시간) ‘매우 중대한 발표’가 있다”고 공표해 후세인 체포가 사실임을 시사했다.

○…이라크국민회의(INC)를 이끌고 있는 아마드 찰라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은 후세인 전대통령이 공개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TV와의 인터뷰에서 “그(후세인)는 저항 없이 체포됐으며 체포 전에 자살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공개적으로 재판을 받을 것이며 범죄에 합당한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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